“광릉숲과 동식물 6000종, 지역의 노력이 있어야 살아요”[한국일보, 2019.12.19]

김은아 경기도광릉숲생물권보전지역관리센터장

김은아 경기도광릉숲생물권보전지역관리센터장. 그는 13일 “국내에서 숲 생태가 가장 잘 보존된 광릉숲을 지키는 데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릉숲관리센터 제공

“국내에서 숲 생태가 가장 잘 보존된 곳이 광릉숲입니다. 모두가 혼신을 노력을 기울여야 이 곳을 지킬 수 있습니다.”

김은아(45) 경기도 광릉숲생물권보전지역관리센터장은 광릉숲 보존을 위해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고 힘줘 말했다. 광릉숲(2,300㏊)은 국립수목원을 둘러 싸고 경기 포천, 남양주, 의정부 등에 걸쳐 자리잡고 있다.

김 센터장은 17일 기자에게 “나의 역량을 100% 쏟아 부을 만한 가치 있는 숲이라고 여겼다”며 광릉숲과 인연을 맺게 된 연유부터 풀어놓았다.

그가 광릉숲관리센터장으로 온 것은 2년 전 일이다. 경기도가 2017년 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광릉숲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광릉숲관리센터를 설립한 이후 초대 센터장으로 낙점되면서다.

사실 그에게 광릉숲은 의미가 남다른 도전이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교수 시절 연구해온 지속 가능한 도시디자인 영역을 현실공간인 광릉숲에서 정교하게 그려내는 일부터가 그랬다. 학자와 연구자에서 현장 실무책임자로 변신하는 것이야말로 모험이었다.

이후 2년간 ‘숲’만보고 숨가쁘게 달려왔다. “개발제한 규제로 피해만 준다”는 식의 편견을 깨고 지역민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속가능주민공동체’ 사업을 시작했다.

먼저 휑하기만 한 센터 사무실 한 켠에 ‘한 평 갤러리’를 만들었다. 광릉숲 주변에 사는 예술인들을 모아 광릉숲 예술인공동체도 조직했다.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지역 예술인들이 이곳 갤러리에서 작품 전시회(20여회)를 열고, 관객과 소통하면서 분위기가 활기차게 돌아갔다. 숲 구석구석에도 미술 작품을 설치했다.

김은아 광릉숲생물권보전지역관리센터장. 광릉숲관리센터 제공

김 센터장은 “이제 광릉숲은 생태뿐 아니라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화도 덤으로 이어졌다.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묶인 포천 소흘읍 직동리 마을과 화현면 검정고무실 마을에 각각 소공원과 꽃동산을 만들게 된 것이다. 주민들이 공원을 만들고 센터는 재정과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현재 이들 공간은 광릉숲이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된 곳임을 알리는 동시에 주민 휴식처로 쓰임이 다양하다.

김 센터장은 “광릉숲은 조선 세조 이후 왕실림으로 550여년간 엄격하게 보존된 수도권 제일의 천혜자원”이라며 “숲의 가치를 지키면서 주민들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도시공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가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건 전문성에 기반한다. 그는 KAIST 미래도시연구소 교수,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단 자문위원, 한국관광공사 관광컨텐츠개발팀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아쉽지만 김 센터장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 이달 말로 임기 2년이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릉숲에 대한 애정만큼은 거두지 않을 생각이다. 김 센터장은 “광릉숲에는 천연기념물인 딱따구리와 크낙새 같은 6,000여종의 동식물이 살아 숨쉰다”며 “숲을 지키는데 늘 맨 앞에 서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출처] – 한국일보
입력 2019.12.19 04:40  수정  2019.12.19 08:2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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