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회사고 나발이고 소용없다!” 경북 극한폭우 속 어르신의 외침

폭우가 할퀴고 간 봉화군 춘양면, 주민들 공포에 덜덜… “수십년 살았어도 이런 비는 처음” 장마보다는 이제 ‘우기’라는 말이 더 적합한 기후를 겪고 있다. 밤사이 양철지붕을 두들겨 패기라도 하듯 요란했던 폭우는 내가 사는 경북 봉화군 춘양면 언저리를 사정없이 할퀴어놓았다. 오래된 흙집에 한 겹 지붕이 받쳐주는 곳에서 서식하는 나는 이 곳에서 때론 낭만을 더보기

20화 인생은 정해진 궤도 따라 가는 열차가 아니었습니다

봉화 억지춘양시장 최명인 상인회장을 만났다 “주먹 하나는 다른 사람한테 안 지죠.” 중후한 톤의 음성으로 사투리 하나 없이 세련된 화법을 구사하는 최명인은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올해로 억지춘양시장 상인회장 3년 차이다. 해박하면서도 유연한 태도는 사뭇 고수 같았다. “저에게는 가슴 아프기도 한 이야기이죠. 사실 저는 유도선수였어요.” 그는 사실 장래 유망한 더보기

19화 춘양 빈집으로 이사 간 날부터 모든 것이 변했다

[내 삶을 바꾼 오마이뉴스] 정년 없는 시민기자, 계속 쓸 겁니다 지난 11월, 오마이뉴스에서 택배가 하나 왔다. 폴짝폴짝 날아갈 것만 같던 이 기쁨은 뭐랄까? 이장 선거에서 당선된 기쁨보다 더하지 않을까? 시골 마을에선 대통령보다 이장이 최고다. 시민기자가 되었다. 한때 나의 꿈은 CNN 뉴스진행자였고, 펜 기자는 엄두도 못 냈다. 2018 평창올림픽 미디어국에서 근무할 더보기

18화 96세 할머니가 처음으로 써 본 “사랑해요, 감사해요”

생각해보니 이 소절 안에 인생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봉화 춘양에 와서 나는 많은 할매 친구들을 사귀었다. 그녀들은 모두 ‘나의 할머니’이자 ‘춘양 엄마’이다. 장기간 집을 비울 때면 안부가 궁금해지고 걱정이 되는 걸 보니 어느새 가족처럼 마음 방 아랫목 한쪽을 그녀들이 차지하고 있는가 보다. 우리 마을에 홀로 사시는 96세 할머니는 나의 ‘할매찐친’ 중 더보기

17화 마젠타색으로 머리 물들인 당돌한 춘양의 소녀

할아버지에게 “자식 교육시키라”고 이르는 윤지 온 가족이 복닥거리는 다복한 연휴다. 서울이 고향인 윤지(가명)는 부모님을 따라 조부모님이 사시는 경북 봉화로 귀촌을 했다. 부모님의 귀촌 살이가 소확행인 것과 달리 윤지에게 이곳 봉화는 탈출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다만, 마음에 드는 것은 딱 한 가지! 늘 이 촌구석이라고 하면서도 방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밤하늘에 쏟아지는 더보기

16화 지독하게 가난한 노인이 나눠준 사탕 한 알

집주인의 ‘미깔스러운’ 횡포에도 태양처럼 빛나는 세입자의 삶 경북 봉화에서 만난 한 독거노인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연고 없이 홀로 산 지 오랜 세월이라 혈육이라며 찾아오는 이도 찾아갈 곳도 딱히 없다. 그렇지만 그녀의 집엔 언제나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성품이 고와서인지 비록 피붙이 하나 없어도 그녀의 곁엔 늘 그녀를 살펴주는 이들이 많다. 하루는 더보기

15화 봉화 춘양에서 만난 나만의 ‘슈퍼맨’

병실 생활 중 내게 활력이 돼준 동기 두 사람 2023년 새해를 코앞에 두고 차 사고가 났다. 다행히 어디 부러진 데 없이 멀쩡한 것만도 참말로 감사한 일이다. 차는 반쪽이 찌그러져 즉시 공장으로 입고되고 속에서 골병이 든 나는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병원생활 경험이 많다 해도 가기 싫은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배정받은 병실에는 더보기

14화 크리스마스에 빚은 만두, 옆구리 터지면 뭐 어때?

경북 춘양에서 할매들과 만두 속 채우기… 인생사 여러 맛이 담겼습니다 세 해에 거친 긴 코로나 탓인지 아니면 소스라치게 매서운 추위 때문인지 크리스마스트리도 캐럴도 보고 듣기 어렵다. 할매들은 이 강추위를 호랑이라도 보듯 무서워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않으시고 따신 방에 칩거한다. 골목은 조용하고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만이 추위와 한 짝으로 짝짜꿍한다. 요리책을 더보기

13화 눈 치우는 일도 업무의 일부? 오지 근무의 특권

춘양 서벽리에 수북히 쌓인 눈, 싫지만은 않습니다 시루떡에 쌀가루 뿌리듯 눈이 하염없이 쏟아져 내린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해발 600고지에 위치한 깊은 산골이다. 서벽이라는 지명은 푸른 옥이 많이 나는 옥석산의 서쪽에 마을이 위치한다 해서 붙었다. 서벽리는 봉화읍에서는 24km, 춘양면에서는 11km 떨어진 곳에 있다. 서벽에서 춘양까지는 굽이굽이 1차선 더보기

12화 고장난 전기주전자 앞에 두고 펑펑 운 95세 할머니

쓰기 아까워 옷장에 두고 보기만… “사랑 한 번 못 해봤는데”라며 눈물 영하 17도다. 며칠새 급 추워진 날씨에 보일러가 얼어터졌다. 집은 냉동고로 변한 듯 하얀 입김만이 부연하게 번져나간다. 휴일이라 모두 문을 닫은 시간이다. 염치 불고하고 우리 마을 맥가이버에게 긴급 SOS를 하고 집에서 가지고 온 짐을 주섬주섬 정리하고 있을 때다. 정이 할매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