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아의 도시스카프] ‘이방인’을 품는 공동체
풍경은 매혹적이었지만 발길이 머물지 못한 이유아름다운 마을서 마주한 ‘소속과 자유’의 딜레마누군가와 함께하되 자기 자신으로 남고싶은 마음다름을 인정할 때 더불어 살아갈 공간 더 넓어져 지방의 한 공동체 마을에 집을 보러 갔다.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곳으로, 같은 종교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마을단지를 형성했다. 넓은 마당에 목조주택, 아름드리나무와 여름 햇살 가득 머금은 정원의 더보기
풍경은 매혹적이었지만 발길이 머물지 못한 이유아름다운 마을서 마주한 ‘소속과 자유’의 딜레마누군가와 함께하되 자기 자신으로 남고싶은 마음다름을 인정할 때 더불어 살아갈 공간 더 넓어져 지방의 한 공동체 마을에 집을 보러 갔다.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곳으로, 같은 종교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마을단지를 형성했다. 넓은 마당에 목조주택, 아름드리나무와 여름 햇살 가득 머금은 정원의 더보기
아파트 단지 공공조형의 불편한 진실내 돈으로 만든 공간, 내 의견은 없어함께 오가는 곳이라면 함께 결정해야공동의 공간에 참여의 자리를 만들라 나의 것, 너의 것, 모두의 것. 우리는 대개 소유로 공간을 구분한다. 그러나 실상, ‘나의 것’ 외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집 앞 공원이나 가로수가 그렇다. 사적인 공간에서는 상당 부분을 통제할 수 있다. 더보기
밝은 도시가 채워주지 못하는 빈자리언제 마지막으로 하늘을 올려다 봤나환한 세상에서 더 외로워지는 이유들빛공해 시대에 우리가 놓쳐버린 풍경 순백의 고혹적인 찔레꽃 향기가 진하게 배어나고, 보랏빛 오동나무 꽃이 한 두 송이 똑똑 떨어져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계절이다. 질세라 반딧불이가 이따금 보이고, 지자체마다 ‘반딧불이를 보러 오세요’, ‘별이 보이는 마을로 떠나세요’ 하는 안내가 늘어난다. 더보기
책 한 권이 열어준 자기 자신의 자리아무도 묻지 않기에 더 따뜻한 공간등불 아래 잠시 내려놓은 삶의 무게먼 길 끝에서 만난 가장 조용한 위로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심야책방이 열렸다.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들고와 저녁 8시부터 밤 12시까지 같은 공간에서 읽는 것이다. 열댓명이 모인 자리. 모두들 여성으로 절반은 인접한 도시에 더보기
간판 없이 이어진 60여년 자리의자 6개가 만든 작은 공동체시장이 품은 삶, 삶이 지킨 곳머무는 가게, 단단해지는 시간 신탄진 시장을 찾은 날이었다. 2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시장, 자리를 잃을 때마다 새로운 자리를 찾았다고 했다. 18세기 중반 충청도읍지에 처음 기록된 이 장터는 원래 신일동에 있었다. 홍수를 피해 계암장터로 옮겼고, 다시 문평동으로 옮겼다가 더보기
자연을 소비하는 방식, 그 불편한 진실나무 베어낸 자리, 삶의 시선은 어디로도시재생이 놓친 것, 사람 마음과 풍경집값과 삶의 질 어떤 것이 더 중요한가 우박까지 동반한 비가 요란하게 다녀갔다. 개나리는 빛깔이 더욱 진해지고, 벚꽃은 새싹 속에서 더 빛이 난다. 공기는 말할 것도 없고 하늘도 파랗다 못해 청명하다. 아침에 가장 먼저 눈을 뜨며 더보기
‘무엇’이 아니라 ‘누가’ 파느냐의 문제메뉴보다 관계로 이어지는 골목 상권가격을 벗어나 기억과 얼굴 모이는 곳관계로 유지되는 공간, 흔들리지 않아 아주 오래된 가게들이 있는 그 길목에 치킨집이 생겼다. 화려한 색감의 디자인과 깔끔한 실내, 그 프랜차이즈 치킨점은 그럴싸했다. 내심 반가웠다. 배달도 되고, 위치도 괜찮았다. 치킨집 바로 옆에는 수십 년도 더 된 자그마한 점빵이 더보기
고기 반근이 이어주던 동네의 시간들편의의 시대, 사라져가는 골목의 인사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사는 현대인들풍경을 사랑하지만 관계는 회피한다 이태원 뒷골목, 촘촘한 주택 사이로 붉은 등이 켜진 해묵은 가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정육점이다. 반가움에 발길을 멈추고 한참을 머물렀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외국어 간판이 이어진 큰길에서 불과 두 걸음만 들어왔을 뿐인데, 풍경이 달라졌다. 1970년대에 더보기
카페도 집도 아닌, 제3의 쉼터 찜질방황토색 유니폼 아래 모두가 같은 사람한국적 온돌 감성이 빚어낸 완충 공간눕는 자유·벗는 자유, 경계 허문 실험 며칠 봄날 같던 날씨가 돌변하더니 지방에 큰 눈이 오면서 겨울왕국이 되었다. 발이 묶인 사람도, 명절 내 피로가 쌓인 사람들도 찜질방을 향한다. 이유가 그리 거창하지는 않다. 씻고, 몸을 지지고, 따뜻한 더보기
아무 것도 안해도 괜찮은 1500원의 공간주인 없는 가게에서 발견한 조용한 환대서로를 보지 않음으로써 이어지는 관계도시가 허락한 가장 낮은 문턱에서 쉬다 골목마다 주인 없는 가게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2020년 3000개 안팎이던 무인 카페가 최근 1만개를 넘어 4배 이상 급증했다. 인건비 부담과 비대면 선호가 맞물린 시대의 단면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