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아의 도시스카프] 도시 공간은 어떻게 ‘감정’이 되는가
병든 사과나무처럼 공동체도 연결 끊기면 죽는다문학이 먼저 포착한 ‘정서적 생태계로서의 삶터’아파트 숲과 간판 넘어서 사람들 잇는 공간으로스마트폰 잠시 내려놓고 일상을 다시 감각하라 최근 충북의 사과밭에 과수 화상병이 퍼졌다. 이 병은 세균이 나무의 혈관과도 같은 체관부를 타고 순식간에 번져, 한번 감염되면 나무를 뿌리째 뽑고 주변 토양까지 모두 갈아엎어야만 확산을 막을 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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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사과나무처럼 공동체도 연결 끊기면 죽는다문학이 먼저 포착한 ‘정서적 생태계로서의 삶터’아파트 숲과 간판 넘어서 사람들 잇는 공간으로스마트폰 잠시 내려놓고 일상을 다시 감각하라 최근 충북의 사과밭에 과수 화상병이 퍼졌다. 이 병은 세균이 나무의 혈관과도 같은 체관부를 타고 순식간에 번져, 한번 감염되면 나무를 뿌리째 뽑고 주변 토양까지 모두 갈아엎어야만 확산을 막을 수 더보기
고층 아파트에 매몰된 삶, 공동체를 잃다콘크리트 숲 대신 골목과 공원 품어내야용적률 완화보다 삶의 질을 먼저 올리길보리수 열매를 함께 따는 터전을 꿈꾸며 신록이 더 없이 청신한 계절이다. 오븐에서 잘 구워진 것 같은 ‘콘크리트 파이’들이 도심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다. 이솝우화 ‘여우와 학’에서 여우는 넓은 접시에 음식을 담아 학을 대접하지만, 부리가 긴 더보기
흙 밟으며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길자동차가 삼키지 못한 발 끝의 감각사람이 먼저 걷는 헬싱키 중앙공원땅의 온도와 그늘의 숨결을 품어라 초등학교 1학년 즈음이다. 네모난 책가방을 메고 고불고불한 오솔길을 따라 집으로 가던 풍경이 떠오른다. 개구리 왕눈이가 타고 다니던 개구리밥 같던 넓적한 토란, 무릎을 넘어선 강아지풀, 그리고 이름 모를 들꽃들이 촘촘하게 자리잡은 좁은 더보기
살고는 있지만 살고있지 않은 곳인간보다 지갑이 우선이 된 세상앉을 곳은 많지만 앉고싶지 않다시민들의 질문이 터전을 바꾼다 23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 산책로를 걸으니 공기가 다르다. 같은 공간인데 위 공기와 아래 공기가 확연히 차이난다. 매연과 소음, 각종 상점이 가득한 시가지. 같은 길인데 사람이 다니는 그 길은 걷고 싶지가 않다. 각종 새와 다람쥐들이 더보기
숨겨진 쓰레기, 스스로에게 준 면죄부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우리의 민낯청결 도시를 만드는 결정적인 차이들깨끗한 거리는 법 아닌 양심이 만들어 신호를 기다리는데 ‘훅’하고 웃픈 장면이 들어온다. 소나무 등, 즉 껍질에 이쑤시개가 ‘콕’하고 박혀있다. 분명 누군가가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나와 구석구석 이를 들락거리다 초록 불이 켜지자, 바닥에 버리자니 보는 눈이 많고, 주머니에 더보기
근로자의 날, 공동체는 어디 있는가숫자 아닌 이름으로 살아야할 이유연대는 작은 골목서부터 시작된다기계가 아닌 인간으로 삶을 꾸려야 근로자의 날이다. 근로자의 권리를 기념하는 이 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도시는 변함이 없다. 초고층 빌딩과 수십억 원짜리 아파트,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부동산, 주가, 금리. 삶은 숫자로 환산되고, 사람은 등급으로 분류된다. 차가운 유리와 콘크리트 사이로 사람들은 더보기
녹지 많다고들 하지만 정작 손에 닿지않아숫자로 존재하는 정원, ‘그림의 떡’에 불과자연은 배경이 아니라 우리가 속한 시스템미화가 아닌 공존, 도시 재생 새 기준 돼야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한 풍경이 오래도록 기억이 남아있다. 원래 가로수가 있던 자리였는데 유독 그곳에만 나무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화사한 꽃밭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각종 화분과 작은 더보기
보이는 꽃만 심는 정원, 나무는 사라져우리는 정말 ‘진짜’ 자연을 보고 있는가‘전시’가 아닌 살아있는 생태가 필요해계절 따라 자라는 식생이 도시 바꾼다 봄이 오고 날이 풀리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꽃이 있는 곳으로 몰려든다. 마치 꿀을 따러 모여드는 꿀벌처럼 말이다. 도시 외곽의 놀이공원과 관광지, 리조트에는 튤립, 수선화, 유채꽃 등 화려한 봄꽃이 가득하고, SNS에는 앞다투어 더보기
나눔과 온정이 만든 특별한 공간지속가능한 복지의 새로운 모델기부와 참여로 기존 인식을 전환본질은 배급이 아닌 함께하는 것 얼마 전, 한 어르신이 맛집이라면서 아주 신나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점심을 주는데 밥값이 100원이라는 것이다. 음식을 포장도 해줘서 그 어르신은 나흘 동안 점심을 편하게 드실 수 있다고 했다. 가격은 100원이지만, 그 더보기
‘희망’ 없는 희망곳간, 나눔 방식은 달라져야예산은 있어도 배려는 없어, 공허한 복지행정조선시대 사대부 곳간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소외를 돕는다면서 오히려 소외 키우는 구조 곳간은 익명성이 보장되어야 모름지기 곳간이다. 얼마 전 한 지방의 행정기관 입구에 있는 ‘희망나눔곳간’을 보았다. 서너 평가량의 아담한 목조건물이다. 곳간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이 드나드는 출입구에 자리 잡았나 들어가 보니, 몇 가지 더보기